파코족의 설 음식을 이야기할 때 대나무통밥(Đooi Yhoor)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새해를 맞이하는 각 가정의 풍요와 화합, 단결을 상징합니다. 향긋하고 찰진 대나무통밥을 짓기 위해 파코족은 계단식 논에서 재배된 밭찹쌀을 정성스레 고릅니다. 알이 굵고 특유의 구수한 향이 나는 이 찹쌀을 깨끗이 씻어 충분히 불린 뒤 싱싱한 생대나무 통에 넣고, 바나나 잎이나 동(Dong) 잎으로 입구를 단단히 봉합니다.

대나무통밥의 특별함은 독특한 조리 방식에 있습니다. 쌀을 담은 대나무 통을 붉게 타오르는 숯불 위에 직접 올려 굽습니다. 요리하는 이는 타지 않으면서 밥이 안팎으로 골고루 익도록 대나무 통을 능숙하게 계속 굴려가며 불을 조절해야 합니다. 신선한 생대나무의 은은한 향이 찹쌀의 구수한 내음과 어우러져 온 집안에 퍼지며 특별한 명절 정취를 자아냅니다. 먹을 때는 겉 대나무 껍질을 벗겨내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냅니다. 찹쌀의 쫄깃한 식감, 대나무의 달콤한 향취, 은은한 장작 향이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합니다. 대나무통밥은 온 가족이 둘러앉아 나누는 별미일 뿐 아니라, 조상님께 올리는 정성 어린 제사 음식이기도 하여 한 해의 풍요로움을 기원하는 의미를 지닙니다.



